사회적경제의 모델에는 편의상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음. 저항모델과 대안모델이 그것인데, 저항모델은 민족주의 혹은 사회주의적 저항운동의 경제적 내면화 형태로서 선택되고 정착된 모델의 특성이 있고, 대안모델은 자본주의 한가운데서 자본주의의 결손지점을 좌표로 삼아 성장한 자본주의의 대안으로서의 특징이 있음.
 저항모델
 몬드라곤모델

 현황 : 1956년 시작, 협동조합복합체, 2013년 현재 회원기업수 260, 종사자수 74,117, 총자산 40조원, 스페인 고용창출 3위, 재계서열 7위, 한국의 현대자동차그룹과 비슷한 규모

 성과 : 대규모 제조업중심의 노동자협동조합을 기반으로 성장, 규모의 경제의 위력을 보여줌

 한계 : 모델이 스페인전역으로 확장되지 못하고 북부 바스크지역에만 한정됨.

 특성 : 바스크는 원래 스페인과 언어와 민족이 다르기 때문에 분리주의운동이 있었으며 스페인 내전당시 프랑코가 나치 공군을 동원하여 바스크지역의 소도시인 게르니카를 맹폭하며 인구 7,000명 중 2,000명이 사망하는 큰 희생을 치르면서(피카소의 게르니카) 일종의 민족자강운동의 일환으로 협동조합운동이 특별히 발달하게 됨.
 
몬드라곤 홈페이지 바로가기

 볼로냐모델

 현황 : 1862년 시작, 160년역사, 협동조합의 성지이자 붉은 도시라는 별명을 가짐, 무솔리니 파시즘에 대항하며 1,000여명의 희생을 낸 사회주의운동의 거점, 인구 37만으로 에밀리아 로마냐주의 주도, 한국의 진주와 같은 규모로 400여개의 협동조합이 있고 이들이 지역경제활동의 45%를 차지, 이 지역의 임금수준은 이태리 평균임금의 두배

 성과 : 지역민의 생활전반을 지배하는 협동조합 연대의식, 3명만 모이면 협동조합 결성을 얘기할 정도로 삶과 연대의 일체화 실현

 한계 : 연대의 범위와 공동체의 규모가 이태리 전역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볼로냐 넓게는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에 제한됨.
 
볼로냐협동조합연합회(레가쿱 볼로냐) 홈페이지 바로가기

 퀘백모델

 현황 : 1995년 시작, 주정부와 시민단체, 대학 및 연구자, 노동조합, 협동조합 등 대표자 연석회의 샹티에 설립, 협동조합 3,000개, 종사자수 78,000, 총자산 110조원, 퀘백주 전체경제의 8~10%

 성과 : 협동조합 등 민간이 주도하되 주 정부와의 협력관계를 통해 공공자본을 적극으로 활용하며 성장하였고 동시에 협동조합과 노동조합의 견고한 협력관계가 성공을 만든 드문 사례 , 주 정부와 노조의 협력이 핵심

 한계 : 몬드라곤이나 볼로냐와 같이 경제민족주의적 동기(자본주의 대안보다는)가 강하게 작용함. 퀘백은 북미에서 유일하게 프랑스어권 문화가 주류를 형성하는 지역으로 캐나다연방의 소수자로서 오랜 소외와 고립의 역사적 특성을 가짐. 2005년, 퀘백모델을 전 세계로 수출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선언문을 채택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아직 크게 알려진 성과는 없음.
 
샹티에 홈페이지 바로가기

 대안모델
 생협모델

 현황 :
 1844년 영국의 로치데일공정선구자협동조합에서 시작된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오늘날 세계 모든 협동조합들의 원류
 영국에서는 4500개의 매장과 700만의 회원
 일본에서는 2014년 현재 전체 4,800만 가구 중 2,200만 가구가 회원
 스위스나 스웨덴은 거의 모든 가구가 생협회원
 한국은 2013년 현재 45만가구로 가구수 기준으로 전체가구의 약 3%에 불과
 

 성과 :
 친환경농산물시장의 성장 주도
 바른먹거리를 매개로 한 도농연대의식의 고취
 

 한계 :
 '윤리적인 소비', '바른 먹거리 공급'이라는 협소한 지향점
 공동체성 부족
 노동조합과 일반협동조합 등 여타 사회적경제와의 접점 취약
 생산자인 농민의 삶은 보호하지만 소비자인 도시서민의 생계는 공동체 밖에 방치
 소비자그룹이 신자유주의에 의한 양극화로 인해 붕괴되면서 생협의 재무상태도 크게 악화됨
 도농유통채널이라는 단일회로에 의존하여 농민과 소비자 양측의 각 내부회로 구축에는 이르지 못함
 

 특성 :
 저항모델에 비해 회원의 확장이 용이함
 반면에 회원의 충성도는 약함

 프랑스상업협동조합모델

 현황 :
 슈퍼마켓, 스포츠용품점, 안경점, 약국, 문구점, 카센터 등 총 30여업종의 31,600여 소상인들이 89개의 협동조합에 소속
 전체 상업부문 거래액의 30% 차지
 153개 전국 체인형 브랜드 구축
 

 성과 :
 프랑스 전역으로 확장됨.
 자영업자를 비롯한 일반 소상공인을 사업자협동조합의 형태로 네트워킹하므로써 기존의 다른 모델들보다 사회적경제의 주류화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림
 업종별 전국 체인화, 규율있는 연대체
 

 한계 :
 지역의 한계를 벗어났지만 개별업종 단위의 연대에 머물고 있음.
 오프라인연대에 머물러 있고 업종간 상호연대에는 이르지 못함.
 

 특성 : 1960년대에 시작되어 역사는 약 50년 정도 되지만 2000년대 이후 불과 최근 10년 동안에 오늘날과 같은 규모로 급속하게 성장했다는 점에서 세계적 확장 가능성이 가장 높음.
 
20150901_전략기획연수_결과보고서_프랑스연수.pdf(23MB)

 모델 비교분석
위 5개모델의 공통점은 어느 것도 지향점발전전략의 양측면을 동시에 만족하는 진정한 대안사회의 전형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임.
 
저항모델은 공동체성(지향점)이 견고한데 반해 타지역으로의 확장성(발전가능성)이 취약하고, 대안모델은 반대로 전국적 확장성은 우수한데 비해 공동체성은 매우 느슨한 문제가 있음.
 
따라서 새로운 모델은 대안사회의 원리를 구현하고 있는 지향점으로서의 공동체이면서도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서든 바로 도입하여 공동체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발전전략으로서의 가능성(모방용이성)도 동시에 갖추어야 함.
 
이를 위한 현실적 선택조합은 대안모델 가운데 프랑스(상업협동조합)모델을 바탕으로 하고 그 한계점들을 보완하면서 여타 모델들의 특장점들을 그 위에 탑재하는 융합모델표준모델로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조합이라 할 수 있음.
 
다만, 전남 광주의 경우 2016년 1월 현재 협동조합수가 527개(전국 8600개)로서 인구대비 가장 높은 지역인데, 전국평균이 인구 6,000명당 협동조합이 1개인데 비해 광주는 3,000명당 1개로서 두 배나 높다는 점(서울은 5,000명당 1개)과 5.17 광주민주화항쟁의 큰 희생을 겪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저항모델로의 성장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
 
새로운 모델(표준모델)의 조건
 
위의 사례들이 제시하고 있는 특장점들을 정리해보면,
①규모의 경제(몬드라곤)
②삶과 연대의 일체화(볼로냐)
③지자체와의 협력관계(퀘백)
④노동조합과의 연대(퀘백)
⑤도농간, 지역간 거래활성화(생협)
⑥전국적 확장용이성(프랑스)
⑦업종별 전국 체인형 브랜드 구축(프랑스)
⑧자영업자 및 일반법인을 협동조합으로 네트워킹(프랑스)

 
위 8개 항목 가운데 3개 항목이 프랑스 모델에서 실현되고 있다는 점은 프랑스모델이 특별히 주목할만한 모델임을 반증하며 이 때문에 프랑스모델을 기본노선으로 참조할 필요가 있음. 이들 3개항목이 서로 상관적이고 유사하다 하여 하나로 묶어 볼 수도 있지만 그 경우 프랑스모델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음. 즉, 이들 세가지 모두 고유한 전략적 가치를 갖는 별개의 특성들임. 그 가운데서도 마지막의 자영업자 및 일반법인을 협동조합으로 네트워킹한다는 것은 사회적경제의 주류화 전략 가운데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음.
 
이에 비해 프랑스모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점을 살펴보면, 삶과 연대의 일체화(공동체성), 노동조합과의 연대(연대의 확장)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런 취약점은 생협의 취약점과 대체로 일치하므로 소비자의 생활영역에 스스로를 정박하지 않고 판매자중심의 일면적 접근전략을 고수할 경우 대안모델이라기보다는 자본주의적 생존모델의 하나에 불과한 것으로 귀착될 수 있음. 즉, 생협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는 판매자 따로 소비자 따로가 프랑스모델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것임.
 
따라서 광진모델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공동체이므로 프랑스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업종별 전국 연대체에 대해 각 지역별 생활연대망(지역공동체)이 따라가 주는 융합모델을 개발하여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함. 그렇지 않으면 전국망은 단순히 자본주의적 판매망의 확장에 불과해지게 되므로 굳이 대안사회 운운할 필요도 없어지게 됨.
 
이를 위해 광진모델은 업종별 전국브랜드 런칭을 지원하거나 주도하는 한편, 업종간의 연대, 업종연대망과 지역연대망의 결합 등의 표준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할 필요가 있음.